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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사진 2017. 12. 16. 14:01

[러시아/몽골 여행일기] 시베리아 횡단열차 2일째




새벽 6시경 어디선가 열차가 멈춰서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는 바람에 잠을 깼다. 울란우데에 도착했나보다. 우리칸에도 한 외국여자가 들어왔는데 이름이 한나(Hanna)라고 했다. 울란우데에서 기차가 정차하는 시간은 약 40분, 잠 깬김에 일어나 먹을거좀 사올까 싶어 울란우데 역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문 연 상점이 하나도 없다. 울란우데는 나름 자치주 수도고 시베리아에선 큰도시라서 새벽 6시에도 상점이 좀 있을까 싶었는데 전멸이라니..


기차 안에서 바라본 6시의 울란우데 역. 아무것도 없다 ㅠ


7시가 조금 안됐을 무렵 기차는 다시 출발, 씻으려고 수건과 비누, 치약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앞은 이미 씻으려고 모인 사람들로 바글바글. 남자 화장실은 객차 뒷쪽, 여자 화장실은 객차 앞쪽이었지만 남녀 화장실 구분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다. 화장실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몰튼이 홍차 티백을 주며 객차 뒷쪽에 있는 차장실에 뜨거운물이 나오는 온수기가 있으니 그걸 이용하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고맙게 받고 아침 혹시 먹었냐고 물어보니 식당칸이 문을 닫아서 아직 못먹었단다. 아침을 못먹는건 아쉽지만 덕분에 홍차로 물배라도 채움.


기차에 있는 온수기, 

전기로 물을 끓이는줄 알았는데 뒷쪽에 화목보일러와 석탄이 있는걸 봐선 아마 석탄으로 물을 끓이는듯??!


화장실은 수도꼭지를 누르고 있어야지만 물이 나오는 것만 빼면 그럭저럭 깔끔하고 괜찮았다.


오전 9시 경 자구스타이라는 작은 마을에 정차. 내려보니 여기도 뭐 별거 없다. 그런데 정차를 왜 1시간 가까이 하나 봤더니 우리 열차 뒤에 있던 객차를 하나씩 떼어내고 있었다. 객차라고는 우리칸밖에 없고 떨어져나감. 아마 효율을 위해 필요없는 칸들을 하나씩 떼어내는듯? 기차가 막 떨어져나가고 여기저기 섞이고 해서 객차가 어디갔는지 몰라 한참을 헤메다가 어제 자리바꿔준 중국아가씨들이 알려준 덕분에 탑승.

객차가 떨어져나간건 좋은데 문제는 식당칸도 함께 떨어져 나갔다 ㅠ 배고픈데 가방속에 먹을거라곤 콜라하고 보드카밖에 없음 ㅠ 인터넷 블로그에서 차장 아줌마가 먹을것도 판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사가지고 갔는데 그건 급행열차 얘긴가보다. 우리 기차는 차장아줌마가 아무것도 안판다. 좀 팔아주려고했는데 ㅠㅠ 


2층침대 위에 누워서 창밖을 바라보며 홍차마시기 ㅋ



1층 의자에 앉아서 창밖 바라보기.


창밖에는 끝없는 벌판이 계속 펼쳐졌다. 

창문은 열수 있게 되어있는데 나와 몰튼은 힘이 딸려서 문을 못열음 ㅋㅋㅋ 몰튼이 자기는 엔지니어라서 힘이 없단다ㅋㅋ 그래서 나도 엔지니어라서 힘이없다고 하니까 몰튼이 우리 둘다 머리로 일하는 사람이라서 힘이 없다고 나름 위로해줌.ㅋ

아무튼 창문 붙잡고 끙끙거리고 있는데 몽골친구가 자기가 열겠다고 하더니 한팔로 스르륵 창문을 연다 ㄷㄷ


창문이 열려서 기차 밖으로 카메라 내밀어서 사진찍을 수 있음 ㅋ

근데 차장아줌마한테 걸리면 혼남 ㅋ 바람들어오면 춥다고 ㅋㅋ


그래도 중국아가씨들이랑 몰튼이랑 문열고 몰래몰래 막 찍음 ㅋㅋ 


손내밀고 찍어도 벌판밖에 없고 딱히 찍을게 없다는건 함정 ㅋ



군데군데 작은 역들에서 계속 정차한다.




나와 몰튼, 한나 그리고 창문 열어준 우리칸 몽골친구 (이름을 까먹..ㅠㅠ 몽골사람 이름 너무 어렵다 ㅠㅠ) 4명이서 창밖만 쳐다보며 뻘쭘하게 가고 있었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점심얘기가 슬슬 나오면서 대화가 급 많아짐. 나우스키에 가면 점심 먹을데가 있냐고 물어보니 몽골친구가 나우스키역 근처에 작은 레스토랑이 하나 있을거란다. 1시쯤 도착 예정이니 조금만 더 참아봐야겠다.

몰튼하고 오늘 새벽에 탄 한나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여행을 계속했다.(몽골친구는 낮잠 잠) 울란우데에서 탄 한나는 호주사람이였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영어 겁나잘함ㅋㅋ 세계일주 중이라고 한다. 몰튼하고 한나하고 서로 자기네 나라 얘기를 막 해줌.

몰튼은 덴마크 연방은 덴마크, 그린란드, 페로 이렇게 3개 나라의 연합인데 다른나라 사람들은 페로는 잘 모른다면서 그에 대한 얘기를 했고, 한나는 영국 연방과 호주와의 관계, 그리고 호주의 관광지 같은 정보를 알려줬다.

그렇게 가는 와중에 창밖으로 강줄기가 보이면 서로 창가에 모여서 사진찍으려고 난리 ㅋ


다 다른데서 찍은건데 모두 비슷해보이는건 왜일까?ㅎㅎ


몰튼이 붙임성이 좋아서 오전에 이사람 저사람하고 친해지더니만 스페인 부부와 프랑스 아가씨도 우리 칸에 놀러왔다. 서로 자기소개하고 각자 여행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러시아 국경도시인 나우스키에 도착. 



차장 아줌마가 3시간동안 자유시간이라고 했다. 간단히 역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역 밖으로 ㄱㄱ


우리가 타고 온 울란바토르(Улаанбаатар)-이르쿠츠크(Ирку́тск) 열차



역에는 개들이 바글바글하다. 집없는 개인듯. 웨하스 먹고 남은게 있어서 줬더니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옆 앞 공원에서 바라본 나우스키 역사


역 앞에 있는 공원


밖으로 나왔는데 우와 여기도 정말 뭐 별거 없었다. 옆 앞에 큰 공원 하나와 작은 마을이 전부..ㄷㄷ

그나마 다행인건 역 앞에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몽골친구가 말한 식당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지?


역 앞에 있는 슈퍼마켓(?)과 작은 노점. 그 옆에는 우체국같은 건물이 붙어있다.




구멍가게에서 산 도시락!! 드디어 빵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먹을수 있게 되었다.


간단히 마트에서 라면과 그리고 홍차를 사고 노점에서 소세지빵을 사먹은 뒤 나우스키 역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 돌아다니다가 역 앞 공원에서 한국인 4분을 만났다. 연세가 부모님쯤 되보이시는 4분이서 여행중이셨는데 시베리아에서 그 비싸다는 바나나도 주시고, 보드카도 주셨다 ㅋ 그렇게 얼떨결에 일일 동행ㅋ

얘기해보니 이분들도 식당을 찾고 계셨다. 주변에는 카페가 없었는데 중간에 학교같은곳 앞에서 아이들을 만나 얘기(라고 쓰고 바디랭귀지라고 읽는다)를 해보니 역에서 우측으로 쭉 가다보면 식당이 있을거란다. 뒤늦게 발견하긴 했는데 마트 옆에 카페 500m라고 쓰여있는 표지판이 있었다. 우중충한 색 표지판이라서 눈에 별로 안띄임.


식당을 알려준 아이들. 얘들은 초딩때부터 교련수업같은걸 받는지 군복을 입고있다.


카페가는길에 본 소 ㅋ 인도마냥 소가 동네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님.


한참을 걸어가다보니 멀리 녹색 지붕의 카페가 보인다.


공원에서 만난 한국분들이 커피도 사주심!ㅋ



식당이 없는줄 알고 마트에서 간단히 먹었는데 여기에서 밥도 판다ㅠㅠ 예약손님이 있는지 미리 차려진 밥상.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한국분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보고 혼자 여행다닌다고 멋지다고 하심ㅋ 사실은 같이 올 사람이 없어서 혼자온것뿐인데 ㅠ 

이분들은 한분이 여행사 사장님이셔서 새로운 여행코스를 개발할 겸 함께 여행오셨다고 했다. 몽골에서도 나와 비슷한 루트로 가실 예정인데 내가 일정이 살짝 달라 아쉽게 계속 같이 하진 못할듯.ㅠㅠ

이렇게 한 2시간여가 흐르고 카페에서 나와 여권심사를 받기 위해 다시 역으로 돌아갔다.


여권심사는 기차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경찰복 입고있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패스. 괜히 사진찍었다가 핸드폰 뺏기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ㅎㅎ

여권심사는 한번에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업무가 다른 4팀이 번갈아가면서 들어왔다. 처음에는 세관인지 수화물 검사하는 경찰들이 들어왔고, 두번째는 마약? 수사대인지 개를 데리고 들어와서 한번 뒤졌던 짐을 또 뒤지고 갔다. 세번째에는 출국 심사팀인지 한사람씩 일으켜 세우고 여권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더니만 갔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팀은 도장 쾅쾅!!

여권 심사는 거의 1시간 넘게 이루어졌는데 그 사이에 화장실을 못간다 ㅠㅠ 커피를 마셨더니 쉬마려워서 죽을뻔.

모든 여권심사과정이 끝나자 차장님이 들어와서 몽골 입국카드를 한장씩 건네주셨다.  입국카드에는 숙소를 써야하는데 숙소 주소를 잘 몰라서 버벅이니 한나가 가이드북을 보여줘서 그곳에 있는 아무 숙소나 적고 무난하게 통과. 



오후 1시에 나우스키에 도착한 기차는 여권 심사가 끝나고 5시 10분이 되어서야 슬슬 출발을 했다. 그렇게 조금 가다가 6시경 드디어 몽골 수호바타르역에 도착!


수호바타르에 도착했을즈음에는 이미 하늘이 슬슬 어두워지고 있었다.

열차 시간표를 보니 거의 2시간 넘게 정차할 예정인데, 이 중 자유시간은 40분정도, 나머지 1시간 20분은 입국심사를 진행하는 시간이다. 

몽골 경찰은 러시아 경찰만큼 딱딱하진 않았다. 출국심사때는 계속 자리에만 앉아있었는데 기차를 내리지만 않으면 대기중에 좀 돌아다녀도 딱히 뭐라고 하진 않았음. 다만 내리지는 못하게 경찰이 막았다. 러시아 출국심사와 비슷하게 경찰이 들어와 짐짝을 검색하고, 그 이외에도 몇가지 검사를 더 하더니만 경찰복을 입은 이쁘장한 몽골아가씨가 입국도장을 쾅쾅 찍어준다.


몽골 독립영웅인 수호바타르의 이름을 딴 수호바타르 시 전경이다. 몽골 제 2의 도시라는데 딱히 대단한 볼거리는 없어보였음.


자유시간 40분동안 몰튼과 함께 나갔는데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환전아줌마가 대뜸 붙잡고 환전할거냐고 물는다. 이런데서 환전하면 바가지 쓸게 뻔했지만 당장 몽골돈이 한푼도 없었기에 러시아에서 쓰고 남은 500루블을 환전했더니 16000투그릭으로 교환해줬다.

대략 계산해보니 2000투그릭이 우리나라돈 1000원. 이아줌마 만원받고 8000원만 준 셈이다 ㅋㅋ 이런 @#$%!! 돈 많이 버실듯 ㅋ

그 돈으로 역 앞 구멍가게에서 몰튼에게 맥주 하나 사주고 나도 두개 샀더니 6000투그릭. 하나에 1천원 꼴이었다.

몰튼을 먼저 보내고 난 몽골 USIM을 사기위해 역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파는곳이 없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 울란바토르에 가서 사야할듯.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Mini Market이라고 영어로 쓰여있는 구멍가게에 갔는데 한국계 미국인 아가씨가 남친과 함께 있었다. 폰 배터리가 없어 충전을 하고싶은데 충전할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곤란해 하시길래 내 보조배터리를 빌려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심.


간단히 동네를 돌아다니고 수호바타르역에 다시 돌아오니 노을이 슬슬 지고있었다.


기관차가 달랑 우리 객차 1칸만 끌고옴ㅋㅋ


수호바타르 역사 정문.


함께 기차타고 온 여행객들과 플랫폼에서 맥주를 마시며 놀고있는데, 역무원이 여기서 먹지말라고 내보내서 역 밖으로 쫓겨남ㅋ


그렇게 맥주마시며 출발시간을 기다리는데 어느새인가 한칸밖에 없던 우리 객차 앞으로 10량이 넘는 객차가 새로 붙었다. 몽골에서는 몽골열차를 붙여서 운행하나보다.


내일 새벽 6시면 드디어 울란바토르에 도착한다. 2박3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새 기차에 타고있는 많은사람들과 친해진 덕분에 밤에 우리방에서 파티가 열렸다. 스페인인 2명, 프랑스인 1명, 몽골인 1명, 덴마크인 1명, 한국인 1명, 호주인 1명 이렇게 총 6개국 사람이 좁디 좁은 한 방에 모여서 맥주와 보드카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나중에는 독일 아줌마와 우크라이나 아저씨까지 합세해서 총 8개국 사람이 모임 ㅋ 

술이 얼큰하게 취하신 스페인아줌마가 막 나보고 남북간의 관계가 어떤지 김정은이 어떤지 핵미사일은 진짜 있는지 뭐 이런거를 묻길래 나도 카탈루냐 독립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꺼냈더니 이분이 막 격분한 목소리로 거의 1시간동안 카탈루냐 독립의 정당성에 대한 얘기를 했다ㅋ 알고보니 할아버지가 카탈루냐 사람이고 할머니는 스페인 사람인 하프 카탈루니안이란다.

파티하던 당시 한나가 단체사진을 찍고 우리에게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이 아가씨가 까먹었는지 사진 안보내줌.. 페이스북 어딘가에 돌아다니고 있으려나?ㅋㅋ

거의 11시가 넘어서야 파티가 끝났고, 슬슬 자기들 방으로 돌아감. 

좀 아쉽기도 해서 복도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맥주 마시고있는데 나우스키에서 뵌 한국분들을 또 뵈었다. 보드카 먹으러 오라고 초대해주셔서 나랑 몰튼이랑 그분들이 계신 방으로 감 ㅋㅋ 어른앞에서 술 마시는거라 내가 술잔 받아 고개 돌리고 마시니까 이게 한국 술 문화라며 신기해한다. 그리고 그린란드식 술 문화를 알려줬는데 술먹고 취한 상태로 들어서 다 까먹음 ㅋㅋ

그 후에도 보드카가 좀 남았길래 몰튼과 독일인 아줌마 그리고 나 이렇게 세명이서 남은 보드카를 더 마시며 우리끼리 더 놀았다. 독일인 아줌마는 몰튼처럼 둘다 몽골에 갔다가 기차를 타고 중국을 가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간 후 귀국하는 일정이란다. 일본어와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길래 특별히 좀 알려줌 ㅋㅋ 그래봤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실례합니다 정도지만..ㅋㅋ

그렇게 떠들다가 거의 1시가 넘어서야 잠에들었다.



5일차 총 경비.

러시아 나우스키 마트, 도시락 라면 2개, 물 500ml 1개, 홍차 1개 - 210루블(\4,200)

러시아 나우스키 노점, 빵 1개 - 50루블(\1,000)

몽골 수호바타르 구멍가게1, 맥주 3캔 - 6000투그릭(\3,000)

몽골 수호바타르 구멍가게2, 보드카 1병 - 5000투그릭(\2,500)

몽골 수호바타르 노점상, 샌드위치 1개 - 1000투그릭(\500)

몽골 수호바타르 역, 길거리 환전수수료 - 약 \2,000

합계 \13,200






여행기, 사진 2017. 12. 16. 10:53

[러시아/몽골 여행일기] 바이칼 3일, 이르쿠츠크 3일째



바이칼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찾아왔다. 며칠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해서 빨리 떠났으면 싶은 마음이 슬슬 더 커지고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바가지와 패트병을 이용해 간단히 씻고 어제 산 러시아제 쿠키로 대충 아침을 떼웠다.


러시아 쿠키ㅋㅋ 그닥 딱딱하진 않고 살짝 폭신폭신한게 초코파이느낌이다.


이르쿠츠크행 버스 출발시간이 10시니 알혼에서의 시간이 대략 2시간정도 남아있었다. 후지르 마을에는 딱히 놀거리가 없어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그냥 산책하는게 전부ㅋ 산뜻하게 부르한 바위 산책으로 시작했다. 


부르한 바위쪽으로 가니 이미 많은 중국인들이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고 있었음.


부르한 바위가 보이는 전망대에 있는 제단?? 토템?? 아무튼 뭐 그런류. 나무에 오색 천을 둘둘 감아놓은게 분위기가 우리나라 서낭당하고도 비슷하고 티벳 룽다하고도 좀 비슷하다. 


사진 왼쪽에 있는 아저씨는 몽골에서 온 여행객 아저씨. 나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시길래 몇장 찍어드렸는데 포즈가 범상치 않으셨음. 아저씨 답지 않게 각종 모델포즈를 취하셨다. 어디나라사람이냐고 물어서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심 ㅋ 그래서 첨엔 한국인인줄 알았음 ㅋㅋ 

바위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니 3년정도 일하러 한국에 계셨다고 했다. 아저씨가 여기 알혼섬이 징기스칸의 고향이라고 설명해주심. 바이칼이 비록 지금은 러시아 땅이지만 한국사람이 백두산을 신성하게 생각하듯, 몽골사람들에게 성지라고 하셨다. 


겨울 정동진 느낌 ㅋㅋㅋ 다른점은 정동진은 바다고 여긴 호수라는 점 ㅎ


후지르 마을 옆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본 콜택시 간판ㅋ 택시가 있다는 사실을 떠나는 날 아침에 알아버렸음ㅋ 좀 일찍 알았더라면 택시타고 여기저기 더 가봤을텐데 아쉽다.


언덕을 내려오면서 찍은 후지르 마을.


숙소에 다시 들어왔더니 처음 보는 돼지고양이가 계속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살찐 모습 자체도 귀여운데 막 내 앞에서 뒹굴거리며 애교를 엄청부림ㅋ 목줄을 하고있는걸 보니 길고양이 같진 않은데 주인집 고양이인가? 아무튼 이녀석하고 좀 놀다보니 버스시간이 다 되어 숙소앞으로 나갔다.


숙소 앞으로 버스가 온다고 해서 가방내려놓고 30분을 넘게 기다렸는데 버스가 안옴 ㅠㅠ 옆 게스트하우스 중국여자 두명은 픽업버스가 와서 타고 갔는데.. 왜 내 버스만 안오는거임?? 집주인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알 수 없는 러시아말로 뭐라뭐라 하는데 그냥 여기 있으면 된다고 하는듯. 

11시가 다되었는데도 버스가 안와서 설마 나 버리고 갔나 싶어 버스를 예약했던 니키타 하우스에 가서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버스가 오다가 고장나서 새로운 차가 오느라 1시정도에나 올거란다.ㄷㄷ 

하.. 이번여행은 뭐 이렇게 계획대로 되는게 없냐 ㅠㅠㅠ 본의아니게 후지르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한 2시간정도 더 생겼으니 근처나 좀 더 둘러보고 와야겠다 싶어서 가방을 맡겨놓고 또 나왔다.


후지르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 대로변에 있다. 영업시간은 9시부터 23시.


쬬꼬파이!! 오리온이 아닌건 사도다!!


이러다간 점심도 못먹을것 같아서 마트에서 웨하스하고 우유???같이 생긴걸 샀다. 두개 합쳐서 155루블. 

웨하스는 한국에서 먹던거랑 비슷한데 완전 달다. 한 3개 먹으면 입에 단내가 나서 못먹을정도?ㅎ 우유는.. 이거 우유 맞나?? 러시아글을 읽을수가 있어야지.. 처음 한모금 마셨는데 무슨 생크림인줄 알았다. 유지방이 엄청 들어있는듯. 살짝 시리얼맛도 나고.. 아무튼 느끼하긴 하지만 못먹을 맛은 아니었다.


후지르 마을의 중심! 중앙연못!!(이라고 하기엔 연못이 아니라 시궁창에 가까움ㅋ)


우유와 웨하스를 먹으며 여기저기 걸어다니다가 중앙연못을 지나 다시 니키타에 들어왔다. 니키타에서 화장실이 가고싶어 물어물어 갔는데 수세식 화장실!!! 알혼섬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봤다. 이래서 사람들이 니키타 니키타 하는구나.ㅠ

니키타 직원아저씨가 자꾸 내 친구는 어딨냐고 물어본다. 한아씨 얘기하는듯. 이 아저씨 나한테 계속 한아씨 얘기만 하는거보니 아무래도 한아씨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ㅋ


12시 20분쯤 되어서야 이르쿠츠크행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는 우릴 태우고도 바로 출발하지 않고 여기저기 게스트하우스를 다 들려 사람들을 다 태우고, 마을 입구의 버스터미널에서 한 20분 더 정차하고서야 출발했다.


인포메이션 센터라고 쓰여있는 여기가 버스터미널인듯. 여기에서 좀 오래 대기했다. 아저씨 저 빨리 이르쿠츠크 가야지 이르쿠츠크 관광할수 있단 말이에요ㅠㅠ 빨리가주세요ㅠㅠ


버스타고 차창밖에서 본 알혼섬 풍경. 첫날보다 훨씬 하늘이 맑은 느낌이었다. 창문 선팅때문에 사진이 좀 짙게 찍힌감이 없지않지만 하늘이 정말 파랗다 못해 검게 보일 정도.


다시 선착장에 왔다ㅎ 육지에서 다시 4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가야함.ㅠㅠ 


가는 도중에 소떼도 보고.


말떼도 보고.. 차가 너무빨리달려서 자꾸 초점이 안맞고 흔들리게 찍힘 ㅠㅠ 그보다도 끝이 안보이는 시베리아 벌판의 지평선 ㄷㄷㄷ


추수가 끝난 밀밭도 보고..


하지만 4시간동안 거의 대부분은 여기와 비슷한 풍경.. 아 지친다 ㅋㅋ


3시쯤 잠깐 휴게소에 들려 소세지가 가운데 들어있는 빵 하나 사먹었다. 50루블. 이번 러시아 여행은 시간에 쫓겨서 뭐 제대로 먹은게 없는듯..ㅠㅠ

여행의 3대 재미가 '좋은 사람만나기', '좋은 곳 구경하기', '좋은 음식 먹기'라는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먹는건 그냥 살기위해 먹는수준? 맛있는거 먹는건 포기하다시피 했다ㅠㅠ


여차여차 이르쿠츠크 도착!! 길이 막히니까 터프한 기사아저씨가 맞은편에서 차가 오든지 말든지 그대로 유턴해서 샛길로 갔다. 불곰국 성님의 터프함 인정.


이르쿠츠크 초입에서 본 안가라강.


6시 10분쯤에 이르쿠츠크 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여기서 내린건 나와 서양인 한명 뿐. 나머지 10여명의 중국인들은 따로 숙소까지 픽업해주는 듯 보였다. 

기차가 출발하는 9시까지는 대략 2시간 반 남짓 남았다. 이르쿠츠크 시내를 다 보고 가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뭐라도 하나 보고 가자는 마음에 무거운 배낭을 매고 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카잔 성당으로 무작정 향했다.

20분 거리가 1시간 처럼 느껴졌다. 어깨 빠지는줄 ㅠㅠ


한참을 걸어가다 보니 모스크바의 성 바실리 대성당하고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독특하고 아기자기 이쁘게 생긴 성당이 멀리서 보였다.



카잔 성당 도착!!!


해도 뉘엇뉘엇 지고 있었고 주변 건물들이 그닥 이쁘지 않은 판자건물들이 많아 성당 자체가 무척 이쁨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별로 안이쁘게 나왔다.ㅠ


시간이 별로 없어 대충 보고 바로 역으로 출발 ㅠㅠ


옆 트램 정류장에서 4a트램을 타고 역으로 직행. 같이 트램을 기다리는 슬라브누님.. 키 크다.. 부럽다..


그렇게 트램을 타고 역으로 ㄱㄱ

밤의 이르쿠츠크 거리가 이뻐서 가는길에 창밖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는데 트램 창문이 지저분해서 그런지 이쁘게 안찍혔다.ㅠㅠ


멀리 보이는 Krestovozdvizhenskaya Tserkov 성당. 저기도 가보고싶었는데 ㅠㅠ 그냥 트램 창문으로 바라봄 ㅠ



다시한번 이르쿠츠크 역 도착!!


돈이 45루블밖에 안남아서 2000루블만 추가로 더 찾고...


기차시간 때문에 저녁시간이 애매해서 저녁도 간이까페에서 콜라랑 이상한 소세지빵같은거로 간단히 떼우고 ㅠㅠ


언젠가 다른여행자 블로그에서 본 역 앞 샤워장에 가서 100루블을 지불하고 오랜만에 샤워를 했다.  시설이 썩 좋은건 아니지만 씻지도 못하는 후지르에 비하면 여긴 천국!!ㅋ


이르쿠츠크-나우스키 행 362 열차가 출발하기 39분 남았다. 여행객들의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 기차역 내 모든 시간은 모스크바시간으로 표기된다. 근데 난 이게 더 헷갈림..ㅋ

처음에는 이르쿠츠크-울란바토르 열차가 없어서 왜 없나 한참을 찾았는데, 알고보니 일단 국경마을인 나우스키까지 가고, 거기서 객차를 분리해서 몽골 기관차에 다시 연결하고 운행하는 식이란다. 그래서 그냥 나우스키 가는 차 타면 되다 카더라.



내가 타고 갈 362 기차


몽골 가는 객차에 탑승하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서양인이 한 2/3, 나머지는 한국인?!ㅎㅎ 러시아인, 몽골인과 중국인은 오히려 몇명 없었다.


내가 2박3일동안 있을 2등석 기차 내부. 원래는 21번칸이었는데 후지르에서도 만났던 중국 아가씨가 자기 친구와 자리 바꿔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봐서 바꿔줌. 난 쿨하니까 ㅋㅋ 바꾸는건 어렵지 않았다. 차장 아줌마한테 얘기하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OK하심.

아무튼 자리 바꿔준 덕분에 그나마 이친구들하고 좀 친해짐 ㅎㅎ 근데 세명 다 영어가 후져서 이건 뭐 말도 잘 안통하고..ㅋㅋ

내가 간 칸은 덴마크 아재와 몽골 남자애가 있었다. 그 중 덴마크 아재는 좀 낯익었다. 기차타기 전 플랫폼을 못찾아서 같이 헤맸던 분임ㅋ 여기서 다시 만나니까 반가웠다.

덴마크 아재가 영어를 좀 잘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기차 정차시간표 출력해놓은걸 보여줬더니 고맙다고 아몬드를 좀 주셨다. 난 어제 산 보드카 꺼내서 아재랑 같이 마심. 몽골친구는 영어를 못한다고 자기 자리에 그냥 누워있었는데 그래도 알아듣긴 하는것 같았다.


몰튼이 보여준 북극곰 발톱. 목걸이로 만들어 부적으로 지니고 다닌단다. 사진으론 금속같이 찍혔는데 기차의 천장이 비쳐서 그리 보이는거고, 금속보단 도자기나 유리같은 느낌이다. 이거로 한대 맞으면 정말 한방에 죽을듯 ㄷ

보드카도 들어갔겠다 안되는 영어 억지로 구사하며 덴마크 아재랑 계속 얘기함. 같은 칸을 쓰게 된 덴마크 아재 이름은 몰튼(MORTEN)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향은 그린란드란다.ㅋ 와 정말 가고싶은 동네!! 2달동안 휴가라서 세계일주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몽골 다음은 중국으로 가고, 그다음엔 일본으로 간 후, 여행을 마칠 계획이라는데... 완전 개부럽ㅠㅠ 

왜 한국은 안오냐고 하니까 전쟁날까봐 무서워서 못가겠단다 ㅠㅠ 하긴 이맘때 시국이 좀 불안하긴 했음.



4일차 총 경비.

후지르마을, 웨하스+우유 - 155루블(\3,100)

휴게소, 소세지빵 50루블(\1,000)

이르쿠츠크, 트램티켓 - 15루블(\300)

이르쿠츠크 역, 콜라+소세지빵 - 160루블(\3,200)

이르쿠츠크 역, 샤워실 이용료 - 100루블(\2,000)

이르쿠츠크 역, 현금서비스 수수료 - 약 \1,000

합계 \10,600





여행기, 사진 2017. 11. 21. 20:42

[러시아/몽골 여행일기] 바이칼 2일째



7시 15분 기상. 10월초인데도 날씨가 꽤 춥다. 영하 3도정도 되는듯. 수도꼭지가 고장나서 바가지로 물을 퍼서 씻는데 너무 힘들다. 수도꼭지의 감사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동네다.


어제 예약한 알혼섬 북부투어 차가 오늘 8시 55분에 출발한단다. 이것저것 투어준비를 끝내고 시계를 보니 7시45분. 간단히 후지르 주변을 산책하고 8시 반쯤 니키타하우스 앞으로 갔다. 


후지르의 아침. 일출이 생각보다 이르다. 한 6시정도에 해가 뜨는듯


투어를 예약한 사람들이 꽤 많은지 니키타 하우스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그 중 90%는 중국인인듯 싶다. 중국인들 사이에 한아씨도 먼저와서 기다리고있었다. 한아씨가 초코파이 느낌이 나는 러시아 비스킷을 좀 줘서 그걸로 대충 아침을 떼우고 기다리고 있는데 50분 경 푸르공이라고 부르는 러시아제 4륜구동 승합차가 도착했다. 이걸 타고 투어를 하나보다.

가이드는 별도로 없고 영어 한마디 못하는 기사아저씨가 가이드까지 다 하는듯. 우리 투어차량에는 나하고 한아씨,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 여자분과 남편 내지는 애인같아 보이는 미국인 남자분, 대만 여자 2, 중국인 남자 1, 중국인 여자 3명 이렇게 총 10명을 10인승 차에 꽉꽉 태워서 출발했다.

알혼섬에는 포장도로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어딜가든 다 비포장도로. 나름 도로정비를 하는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패이고 큰 돌이 굴러다니고 도로상태가 장난아니다. 특히 북부투어 가는 길은 50cm 이상 움푹 패인 구덩이가 도로 여기저기 널려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푸르공이 그나마 서스펜션이 좋은지 알혼섬 들어올 때 탄 스타랙스보다는 덜 흔들린다는점. 생긴건 좀 구리게 생겼는데 승차감은 나름 괜찮았다.

 

푸르공 안에서 찍은 푸르공 모습. 크기는 우리나라 다마스보다 조금 큰 8~90년대 봉고차 느낌인데 4륜구동이라 그런지 힘이 장난아니다. 군용으로 써도 될듯 ㄷㄷ


처음 방문한 곳은 구글맵에 Мыс Харалдай이라고 써있는 곶에 왔다. 어딘지 물어보고싶어도 기사아저씨가 영어를 몰라서 못물어봄.ㅠㅠ 느낌은 티비에서 보던 스코틀랜드 하이랜드같은 분위기랄까. 엄청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똥손이라서 그런지 사진찍은건 그때 그느낌이 안난다.


멀리 곶하고 섬이 보인다. 저기까지 가서 사진찍고 싶었지만 20분 후에 출발한다고 해서 아쉽게도 패스.


간단히 포토타임을 20분 가지고 다시 또 푸르공을 타고 출발. 한 15여분을 달려 우리나라 해수욕장 느낌이 나는 곳에 도착했다. 한아씨랑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경포대 갈걸', '여긴 정동진이랑 비슷하네' 같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해수욕장 같이 생긴 모래사장 한가운데 나무와 돌로 만든 구조물이 일렬로 나열되어있다. 제단같은 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다른 중국사람들이 저기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있었음.


역시 이곳에서도 간단히 2~30분정도 포토타임을 갖고 다시 출발해서 3번째로 도착한 곳은 구글맵에 Мыс Нюрганский라고 나오는 절벽으로 이루어진 곶이었다. 


완전 깎아지른 듯한 절벽인데 중국관광객들 겁없이 막 올라가서 사진찍고 있음 ㅋㅋ



절벽 장난없다. 우리 기사아저씨는 영어 못하는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영어했음, 조심하라고 ㅋㅋ



푸르공이 은근히 이동네 풍경이랑 잘어울린다. 한아씨가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서 볼법한 탐험가 느낌나는 사진찍자고 해서 푸르공 배경으로 계속 서로 사진찍어줌.ㅎ


네번째로 도착한 곳은 섬의 최북단이었다. 이곳에서 3~40분 후에 밥을 먹을테니 놀다오라고 아저씨가 얘기해주심. 처음에는 아저씨 아무말도 안해서 영어 못하는줄 알았는데 은근히 잘한다. 나보다 잘하는듯 ㅠㅠ


내려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이번엔 설악산 같은 풍경이다. 아까전엔 경포대 이번엔 설악산 ㅋㅋ 사진찍은것들도 보면 죄다 설악산 바위에 앉아 찍은 사진느낌ㅋ


이곳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을 만났다. 대형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다들 들고계신걸 보니 아마 사진동호회에서 단체로 오신듯. 한국말로 안내해주시는 가이드아가씨가 있어서 설명 들으려고 몰래 막 따라다녔다. 간단하게 바이칼과 알혼섬의 역사, 지리 등을 설명해주셨다. 근데 그분들 따라다니다가 우리 기사아저씨가 어디에 있는지를 까먹음ㅋ


단체관광객이 자리잡은 캠핑장. 여기서 기사아저씨가 어디있는지 몰라 한참을 헤맴 ㅠㅠ


배는 고프고 밥먹을 시간은 다되어가는데 한참을 그 단체관광객들 사이에서 헤매다가, 그분들 밥먹는 모습 구경만 하며 아저씨를 애타게 찾음 ㅠㅠ 그렇게 한 20분 헤매다가 우리랑 같은차를 타고 온 타이완 아가씨 두명을 발견해서 한아씨와 함께 쫄쫄 따라갔다. 

기사아저씨를 못찾을만도 한게 완전 구석에 자리잡고 계셨음. 거기서 오물이라고 하는 바이칼 물고기로 스프를 끓여 주셨는데 오물이란 녀석이 민물고기인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안비리고 오히려 우럭 느낌의 바닷물고기 맛이 난다. 완전 맛있어서 생선은 별로 안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세그릇 먹음. 타이완 아가씨들은 냄비 바닥까지 긁어가더라 ㅋ


오물스프가 메인이고 두꺼운 치즈가 들어있는 샌드위치도 주셨음. 빵은 좀 푸석푸석한데 안에 들어있는 치즈가 완전 맛있다. 후식으로는 홍차와 이가 바로 썩어버릴듯한 느낌이 날 정도로 엄청 단 비스킷을 주심.


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해 5번째로 도착한 곳은 바위가 있는 해변. 아저씨가 바위모양이 하트라고 알려주셨다. 하트모양과 엄청 똑같진 않더라도 얼추 비슷한 모양의 바위가 멀리 보인다. 근데 전부 비슷한 풍경이라 그런지 다들 시큰둥함.ㅋ 여기서 점프샷 몇방 찍고 다시 출발.


6번째로 간 곳은 구글 지도상에 Узур라고 적혀있는 러시아 시골마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해변이었다. 특이한건 소 한마리가 깁스를 하고 있었음.


살다살다 깁스를 한 소는 처음봤음 ㅋㅋ 

나중에 숙소에 와서 여긴 뭐하는데지? 하고 검색해봤는데 성수기때는 여기서 승마체험같은것도 하고 그런데인듯 싶다. 지금은 비수기라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이렇게 7시간의 알혼섬 북부투어를 마치고 다시 후지르 마을로 복귀하는데 가는길에 경찰이 검문? 비슷한걸 하고있었다. 무슨 사고라도 났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아저씨가 우리 기사아저씨를 끌고감ㅋ 엌ㅋㅋ

경찰이 기사아저씨를 데리고 스타렉스처럼 생긴 승합차에 감금하더니만 거의 한시간 지나서야 풀려나심ㅠㅠㅋㅋ 뒤에 타고있던 우리들은 무슨일이 생긴건지도 모르고 한참을 어리둥절한 상태로 기다리고만 있었음. 

다른 관광객을 태운 푸르공은 한 5분정도만 대기하다가 가는데 비해 우리차와 다른 푸르공 딱 두대만이 한시간 가까이 아저씨가 감금되어있었다. 아저씨 표정이 심상치않아서 따로 물어보진 않았는데 국립공원 입장 관련 퍼밋문제같은게 있었나보다. 아니면 허가받은 기사만 가이드를 할 수 있는데 아저씨는 불법으로 가이드를 한것일수도 있고..

원래는 4시쯤에 후지르 도착인데 우여곡절 끝에 거의 5시가 다되어서야 후지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르쿠츠크 행 버스티켓!! 그냥 시내버스 잡아타듯이 따로 예약안하고 가려했는데 예약하는게 좋을거같다고 한아씨가 말해줘서 예약! 가격은 올때보다 50루블 싼 750루블.


내일 다시 이르쿠츠크로 가야해서 니키타 하우스에서 버스를 예약하고 나왔더니 5시 반. 6시 반에 한아씨와 같이 저녁먹기로 약속하고 남는시간에 간단히 씻은 후, 일몰도 볼겸 부르한 바위로 산책을 갔다. 노을은 이쁜데 바람이 장난아니게 불어서 후다닥 다시 들어옴ㅋ



저녁먹기 전 잠깐 마트에 가서 보드카 한병이랑 전통술이라고 쓰여있는 라이스맥주 한병(아마 중국에서 만든거인듯), Lays 감자칩 한봉다리, 아침에 먹을 쿠키를 하나 샀다.

한아씨와 한참을 돌아다니며 밥먹을 곳을 찾는데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정말 밥먹을데가 없다 ㅠㅠ 간신히 카페 알혼이라고 쓰여있는 조그마한 카페를 발견해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맛집인가?ㅎㅎ



30분동안 기다려서 오물과 치즈가 들어간 큰 만두튀김같은거, 그리고 맥주 두병과 샐러드 섭취ㅎ 오물은 후라이드를 시켰더니 고등어튀김같이 나왔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완전 꿀맛ㅋ 내장도 맛있음ㅠㅠㅋㅋ


밥을 다 먹고 잠깐 숙소에 들어가서 쉰 뒤, 몽골만큼이나 이동네도 별이 많이 뜨기로 유명해서 별 사진을 찍으려고 나왔는데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별이 많이 안보인다 ㅠㅠ 그래도 몇장 찍었는데 그중에 한장 건짐 :)




한아씨는 일정때문에 하루 더 후지르에 머물고 모레 이르쿠츠크로 가서 한국으로 다시 간다고 했다.

1박2일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숙소로 다시들어와서 취침.



3일차 총 경비.

알혼 국립공원 입장료 - 100루블(\2,000)

이르쿠츠크 행 버스티켓 - 750루블(\15,000)

보드카 1병 - 200루블(\4,000)

라이스맥주 1병 - 70루블(\1,400)

감자칩 1봉 - 30루블(\600)

쿠키 1개 - 25루블(\500)

물 2L 1병 - 20루블(\400)

저녁식사 - 300루블(\6,000)

합계 \29,900